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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 정신
세계 200대 부자(富者) 가운데 '자수성가'한 인물이 70%(139명)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자'(30%·61명)보다 배 이상 많습니다. 특히 세계 10대 부자 가운데는 월마트 창업자 샘 월턴의 며느리 크리스티 월턴(9위· 364억달러· 약 39조2000억원)을 제외한 9명은 모두 자수성가해 부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부자 1위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2위인 멕시코의 통신 재벌인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 3위인 '패스트 패션' 열풍을 일으킨 스페인 패션업체 자라의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 4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5위인 미국 정유회사 코크 인더스트리의 찰스 코크 회장 등 모두 자수성가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200대 부자 명단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108위(103억달러·약 11조1000억원)와 194위(65억달러·약 7조원)로 영단을 올렸지만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창업주는 대부분 자수성가 형입니다.
현대가를 창업한 정주영 회장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남다른 개척정신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1950년 한국 전쟁이 발발하면서 정주영과 그의 가족은 모든 것을 버려둔 채 부산 피난길에 올랐답니다. 당시 태평양을 건너 물밀듯이 밀려드는 미군들의 숙소와 군수 물자 집하장, 군사 지원 사령부 등의 건설이 다급한 실정이었답니다. 그 때 그의 첫째 동생이 미군사령부 건설 담당 맥칼리스터 중위의 통역을 맡았는데 맥칼리스터 중위는 그의 동생 정인영에게 건설업자를 찾아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듣고 정주영은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갔고, 맥칼리스터 중위는 정주영을 만나자마자 이렇게 물었답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게 무언가?" 그 때 정주영은 "건설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답니다. 그러자 "그렇다면 미군 병사 10만 명의 임시 숙소를 한 달 안에 만들 수 있겠나?"라고 질문하자 바로 "물론입니다."라고 대답했답니다. 그는 잠자는 시간을 3시간으로 줄이고 때마침 여름 방학을 맞아 휴교 중인 교실을 소독한 뒤 페인트칠을 하고 바닥에 널빤지를 깔아 미군 10만 명의 임시숙소를 한 달 만에 뚝딱 지어냈다고 합니다.
정주영의 개척 정신에 감명받은 미군사령부 측은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각국의 사절들이 참배할 부산의 UN군 전체 묘지를 푸른 초원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답니다. 정주영이 "이 겨울철에 말이요?"라고 말하자 "당신은 내게 건설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라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참배일이 고작 5일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주영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다 문득 어린 시절 고향의 겨울 들판에서 볼 수 있었던 푸른 보리밭이 뇌리에 스쳤다고 합니다. 그는 곧바로 트럭 30여 대를 부산 인근의 농촌으로 보내어 낙동강 근처 보리밭에서 한겨울인데도 파랗게 자란 보리 포기들을 떠서 UN군 묘지에 옮겨 심었다고 합니다. 너무도 황량해서 을씨년스럽기조차 했던 UN군 묘지가 푸른 보리밭의 초원으로 변해가자 맥칼리스터 중위는 물론, 미군사령부 관계자들은 저마다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고 합니다.
어느 시대나 크게 성공한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이 '자신만의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데 있어 결코 주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개척정신이 살아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는 글라이더 시험 비행만 무려 1,000회를 하였다고 합니다. 가솔린 기관을 장차한 비행기는 첫 번 비행 때 12초 두 번째는 59초 밖에 비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도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개척의 길에서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모든 성공의 기저에 존재하는 것은 다름 아닌 개척 정신입니다. 나이나 환경, 조건이 개척 정신의 족쇄가 되지 않았습니다. 200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88세의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여사는 노벨문학상 발표 직전에도 『알프레드와 에밀리』라는 또 한 편의 소설을 탈고했습니다. 인상주의 이후 최고의 화가라고 할 수 있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90세가 넘어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렸습니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첼로 연주자인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 1876~1973)는 97세의 나이로 죽는 그날에도 새로운 곡을 연주할 계획을 세웠고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인생은 척박한 땅을 개간하는 것입니다. 개간하지 않으면 무성한 잡초만 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말씀합니다. "스스로 개척하라(수 17:15)" "그 산지도 네 것이 되리니 비록 삼림이라도 네가 개척하라 그 끝까지 네 것이 되리라(수17:18)" 가나안 땅을 바라보고 10명의 정탐꾼이 포기했을 때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민13:30)"라고 했던 갈렙은 나이 85세에도 "그 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수14:12)"라고 하셨습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 목사/2014.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