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장 소중한 것

2017.10.1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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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소중한 것...메디치가의 로렌초와 원리주의자 사보나롤라의 대화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로렌초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보나롤라의 소신과 원칙 앞에서 무너졌다. 병상에서 죽어가는 로렌초의 간절한 부탁으로 종부성사를 집전한 사보나롤라가 물었다.
"천국에서도 지금처럼 사시겠습니까?"
 
로렌초는 조용히 대답했다.
"아닙니다."
 
이것이 지독한 배금주의자와 지독한 원칙주의자 사이에 오간, 처음이자 마지막 대화였다.(130p)
 

- 차현진 지음 '금융 오디세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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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롤라모 사보나롤라(Girolamo Savonarola). 오래전 대학원에서 정치철학 시간에 마키아벨리를 공부했을 때 만났던 인물입니다. 1452년에서 1498년까지 살았던 이탈리아의 예언가이자 원리주의자, 웅변가로 종교개혁과 도덕정치를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1494년에 프랑스가 이탈리아를 침입했고 사보나롤라는 프랑스와 함께 5대를 지속했던 메디치 가문의 집권을 종식시켰지요. 엄격했던 사보나롤라의 통치는 1498년 그가 화형을 당함으로써 짧게 끝났습니다. 미켈란젤로가 "강의가 너무 대단해서 등에 땀이 배었다"는 말을 했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인상적인 역사속의 인물입니다.
 
이 사보나롤라와 로렌초가 나누었다는 대화 역시 인상적입니다. 로렌초는 '위대한 로렌초'라고 불리었던 메디치 가문의 인물이지요. 돈과 권력 등 '세상의 모든 것'을 가졌던 이였습니다. 그가 죽어가면서 사보나롤라에게 종부성사를 부탁했고, 그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천국에서도 지금처럼 사시겠습니까?"
"아닙니다."
 
이 일화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누군가가 지어낸 이야기이거나 많이 윤색되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을 가졌던 로렌초와 '자신의 원칙' 외에는 아무 것도 가진게 없었던 사보나롤라의 만남에서 로렌초가 '패배'를 인정했다는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을 겁니다.
 
돈이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지만 전부도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그렇다면 사보나롤라의 '원칙'처럼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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